[2021 시필사. 17일 차]
집 - 이용악
밤마다 꿈이 많아서
나는 겁이 많아서
어깨가 처지는 것일까
끝까지 끝까지 웃는 낯으로
아이들은 층층계를 내려가버렸나 본데
벗 없을 땐
집 한칸 있었으면 덜이나 곤하겠는데
타지 않는 저녁 하늘을
가벼운 병처럼 스쳐흐르는 시장기
어쩌면 몹시두 아름다워라
앞이건 뒤건 내 가차이 모올래 오시이소
눈감고 모란을 보는 것이요
눈감고
모란을 보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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