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필사. 52일 차]
절반의 생 - 칼릴 지브란
절반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말라
절반만 친구인 사람과 벗하지 말라
절반의 재능만 담긴 작품에 탐닉하지 말라
절반의 인생을 살지 말고
절반의 죽음을 죽지 말라
절반의 해답을 선택하지 말고
절반의 진리에 머물지 말라
절반의 꿈을 꾸지 말고
절반의 희망에 환상을 갖지 말라
침묵을 선택했다면 온전히 침묵하고 말을 할 때는 온전히 말하라
말해야만 할 때 침묵하지 말고 침묵해야만 할 때 말하지 말라
받아들인다면 솔직하게 받아들이라
가장하지 말라. 거절한다면 분명히 하라
절반의 거절은 나약한 받아들임일 뿐이므로
절반의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고
그대가 하지 않은 말이고, 그대가 뒤로 미룬 미소이며
그대가 느끼지 않은 사랑이고 그대가 알지 못한 우정이다
절반의 삶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대를 이방인으로 만들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그대에게 이방인으로 만든다
절반의 삶은 도착했으나 결코 도작하지 못한 것이고
일했지만 결코 일하지 않은 것이고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그때 그대는 그대 자신이 아니다
그대 자신을 결코 안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때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대의 동반자가 아니다
절반의 삶은 그대가 동시에 여러 장소에 있는 것이다
절반의 물은 목마름을 해결하지 못하고
절반의 식사는 배고픔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절반만 간 길은 어디에도 이르지 못하며
절반의 생각은 어떤 결과도 만들지 못한다
절반의 삶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이지만
그대는 할 수 있다
그대는 절반의 존재가 아니므로
그대는 절반의 삶이 아닌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존재하는
온전한 사람이므로
#절반의생 #칼릴지브란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시필사 & 시낭독 > 2020 매일 시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이해인 (0) | 2020.08.07 |
---|---|
유빙(流氷) - 신철규 (1) | 2020.08.06 |
바다 - 백석 (0) | 2020.08.04 |
이런 시 – 이상 (1) | 2020.08.03 |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 정호승 (0) | 2020.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