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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시필사 & 시낭독/2021 시필사 : 1일 1시

너에게 - 정호승

by 박지은(MyMars) 2021. 3. 10.

[2021 시필사. 67일 차]

너에게 -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막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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