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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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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 포루그 파로흐자드 [2020 시필사. 129일 차] 선물 - 포루그 파로흐자드 나 저 깊은 밤의 끝에 대해 말하려 하네 나 저 깊은 어둠의 끝에 대해 깊은 밤에 대해 말하려 하네 사랑하는 이여 내 집에 오려거든 부디 등불 하나 가져다주오 그리고 창문 하나를 행복 가득한 골목의 사람들을 내가 엿볼 수 있게 #선물 #포루그파로흐자드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10.
새벽 - 서덕준 [2020 시필사. 128일 차] 새벽 - 서덕준 네가 새벽을 좋아했던 까닭에 새벽이면 네가 생각나는 것일까. 아, 아니지. 네가 새벽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가 너를 좋아해서였구나. #새벽 #서덕준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10.
시간 - 김창완 [2020 시필사. 127일 차] 시간 - 김창완 아침에 일어나 틀니를 들고 잠시 어떤 게 아래쪽인지 머뭇거리는 나이가 되면 그때 가서야 알게 될 거야 슬픈 일이지 사랑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 얼마나 달콤한지 그게 얼마나 달콤한지 얼마나 달콤한지 그걸 알게 될 거야 영원히 옳은 말이 없듯이 변하지 않는 사랑도 없다 그 사람이 떠난 것은 어떤 순간이 지나간 것 바람이 이 나무를 지나 저 언덕을 넘어간 것처럼 유치한 동화책은 일찍 던져버릴수록 좋아 그걸 덮고 나서야 세상의 문이 열리니까 아직 읽고 있다면 다 읽을 필요 없어 마지막 줄은 내가 읽어줄게 왕자와 공주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그게 다야 왜 이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시간은 동화 속처럼 뒤엉켜 있단다 시간은 화살처럼 앞.. 2021. 1. 10.
11월 - 나태주 [2020 시필사. 126일 차] 11월 - 나태주 돌아서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11월 #나태주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10.
그 사람에게 - 신동엽 [2020 시필사. 125일 차] 그 사람에게 - 신동엽 아름다운 하늘 밑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쓸쓸한 세상 세월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다시는 못 만날지라도 먼 훗날 무덤 속 누워 추억하자, 호젓한 산골길서 마주친 그날, 우리 왜 인사도 없이 지나쳤던가, 하고 #그사람에게 #그대에게 #신동엽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10.
기적 - 강은교 [2020 시필사. 124일 차] 기적 - 강은교 그건 참 기적이야 산에게 기슭이 있다는 건 기슭에 오솔길이 있다는 건 전쟁통에도 나의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건 중병에도 나의 피는 결코 마르지 않았으며, 햇빛은 나의 창을 끝내 떠나지 않았다는 건 내가 사랑하니 당신의 입술이 봄날처럼 열린다는 건 오늘 아침에도 나는 일어났다, 기적처럼. #기적 #강은교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10.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2020 시필사. 123일 차]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 2021. 1. 10.
흰 백합 - 루이스 글릭 [2020 시필사. 122일 차] 흰 백합 - 루이스 글릭 남자와 여자가 둘 사이에 별들의 침대 같은 정원을 만들며, 이곳에서 긴 여름 저녁을 보낸다. 그러다 문득 두려움이 밀려와 저녁이 차가워진다. 이 모든 것이 끝나 버릴 수 있고 다 부서질 수 있기에. 모든 것,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에. 향기로운 공기에 감싸여 부질없이 올라오는 좁다란 꽃대들도, 그 너머 바다처럼 소용돌이치는 양귀비꽃들도. 쉿, 사랑하는 이여, 얼마나 많은 여름을 내가 살아서 돌아왔는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이 한 번의 여름만으로 우리는 영원에 들어섰으니까. 나는 당신의 두 손을 느낀다. 그 장엄함이 꽃피어 나도록 나를 묻는 손길을. #흰백합 #루이스글릭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 2021. 1. 10.
정거장에서의 충고 - 기형도 [2020 시필사. 121일 차] 정거장에서의 충고 - 기형도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멎는다 그러나 추억은 황량하다, 군데군데 쓰러져 있던 개들은 황혼이면 처량한 눈을 껌벅일 것이다 물방울은 손등 위를 굴러다닌다, 나는 기우뚱 망각을 본다, 어쩌다가 집을 떠나왔던가 그곳으로 흘러다는 길은 이미 지상에 없으니 추억이 덜 깬 개들은 내 딱딱한 손을 깨물 것이다 구름은 나부낀다, 얼마나 느린 속도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얼마나 많은 나뭇잎들이 그 좁고 어두운 입구로 들이닥쳤는지 내 노트는 알지 못한다, 그 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하다 물방울이여, 나그네의 말을 귀담아.. 202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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