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필사 & 시낭독680 노독 - 이문재 [2021 시필사. 137일 차] 노독 -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노독 #이문재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7. 우리는 매일매일 - 진은영 [2021 시필사. 136일 차] 우리는 매일매일 - 진은영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 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우리의 사계절 시큼하게 잘린 네 조각 오렌지 터지는 향기의 파이프 길게 빨며 우리는 매일매일 #우리는매일매일 #진은영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6. 바람은 그대쪽으로 - 기형도 [2021 시필사. 135일 차] 바람은 그대쪽으로 - 기형도 어둠에 가려 나는 더 이상 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 단 하나의 靈魂을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이며 나는 그대 窓門으로 다가간다. 가축들의 순한 눈빛이 만들어내는 희미한 길 위에는 가지를 막 떠나는 긴장한 이파리들이 공중 빈곳을 찾고 있다. 외롭다. 그대, 내 낮은 기침 소리가 그대 短篇의 잠속에서 끼여들 때면 창틀에 조그만 램프를 켜다오. 내 그리움의 거리는 너무 멀고 沈默은 언제나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닌다. 그대는 아주 늦게 창문을 열어야한다. 불빛은 너무 약해 벌판을 잡을 수 없고, 갸우뚱 고개 젓는 그대 한숨 속으로 언제든 나는 들어가고 싶었다. 아아, 그대는 곧 입김을 불어 한 잎의 불을 끄리라. 나는 소리 없이 가장 작은 나뭇가지를 .. 2021. 5. 15. 밤비 - 유치환 [2021 시필사. 134일 차] 밤비 - 유치환 해 지자 날 흐리더니 너 그리움처럼 또 비 내린다 문 걸고 등 앞에 앉으면 나를 안고도 남는 너의 애정 #밤비 #유치환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4. 벽 속으로 - 나희덕 [2021 시필사. 133일 차] 벽 속으로 - 나희덕 어느 날 흰 벽이 찾아왔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저 눈동자 돌연한 흰 벽의 시선에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리기 시작한다 물렁물렁한 반죽처럼 던져진 수직의 늪 온 몸을 휘감아 들일 것 같은 흡반과 손에 잡힐 것 같은 밧줄과 당장이라도 밀고 들어올 것 같은 바퀴들로 술렁거리는 벽 그래, 몸의 힘을 빼고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거야 벽 속으로 저 열린 눈동자 속으로 #벽속으로 #나희덕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3. 흰 눈 내리는 밤 - 황인숙 [2021 시필사. 132일 차] 흰 눈 내리는 밤 - 황인숙 이것은 순수한 현재. 가득 차오르는 이것은 순수한 현재의 입김, 시선의 집중포화, 거침없는 손길. 흠뻑 고요하고 흠뻑 눈부신 네 꿈속에 깃든 나의 꿈. 우리의 하얀 천국. 보이니? 눈 오는 숲은 일요일이다. 영원히 계속될 듯. 하지만 마침내 그칠 것이다. 그때 눈은 숲의 내부로 스며든다. 내 손이 닿지 않는 데까지 낙망하지는 말아다오. 어쨋든 지금은 순수한 현재. #흰눈내리는밤 #황인숙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2. 사랑 - 김민소 [2021 시필사. 131일 차] 사랑 - 김민소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너로 인해 내 눈빛은 살아있고 들리지 않아도 들리는 너로 인해 내 귀는 깨어있다 함께하지 않아도 느끼는 너로 인해 내 가슴은 타오르고 가질 수 없어도 들어와 버린 너로 인해 내 삶은 선물이어라 #사랑 #김민소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1. 사랑이 사라지면 그리움이고 말고 - 박성철 [2021 시필사. 130일 차] 사랑이 사라지면 그리움이고 말고 - 박성철 사랑이 깊어지면 슬픔이고 말고 내가 아는 것 중 지상에서 가장 목마른 슬픔이고 말고 사랑이 멀어지면 눈물이고 말고 비가 온다는 이유로 또는 너무 날이 맑다는 이유로도 흘러내리고야 마는 거역할 수 없는 눈물이고 말고 사랑이 사라지면 영영 그리움이고 말고 내 인생 끝나는 날까지 그리움만 간직하고 산다해도 지울 수 없는 그리움이고 말고 #사랑이사라지면그리움이고말고 #박성철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1. 사랑업 - 도종환 [2021 시필사. 129일 차] 사랑업 - 도종환 이 세상에는 저만 모르는 채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저만 모르는 채 저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는 동안 제가 불을 붙이고 창을 열어 꺼뜨린 촛불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쌓은 선업과 악업이 사랑과 마움으로 자라는 동안 저만 모르는 채 떴다 지는 별 몇 개 있습니다 #사랑업 #도종환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1.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7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