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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시필사 & 시낭독680

환절기 - 박연준 [2021 시필사. 83일 차] 환절기 - 박연준 지나치게 묽어지는 새벽을 걱정했다 빨래를 하다 양손이 서로에게 달려들고 있다는 생각 이미 밀봉된 꿈속에서 치통을 앓는 아버지가 등허리를 고치처럼 말고 우는 소리 눈물은 위를 향하는 법이 없다 머리칼의 질량으로 아픔을 견디어보세요 당신은 이미 시간을 다 썼는걸요 가끔 절망한 내 모습을 보고 싶어 혼자 사진을 찍었다 #환절기 #박연준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4.
흐르는 - 존 오도나휴 [2021 시필사. 82일 차] 흐르는 - 존 오도나휴 강이 흐르듯이 살고 싶다. 자신이 펼쳐 나가는 놀라움에 이끌려 흘러가는. #흐르는 #존오도나휴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3.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 도나 마르코바 [2021 시필사. 81일 차]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 도나 마르코바 나는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넘어지거나 불에 델까 두려워하며 살지는 않으리라. 나는 나의 날들을 살기로 선택할 것이다. 내 삶이 나를 더 많이 열게 하고, 스스로 덜 두려워하고 더 다가가기 쉽게 할 것이다. 날개가 되고 빛이 되고 약속이 될 때까지 가슴을 자유롭게 하리라.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으리라. 씨앗으로 내게 온 것은 꽃이 되어 다음 사람에게로 가고 꽃으로 내게 온 것은 열매로 나아가는 그런 삶을 선택하리라. #삶을살지않은채로죽지않으리라 #도나마르코바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2.
중요한 것은 - 엘렌 바스 [2021 시필사. 80일 차] 중요한 것은 - 엘렌 바스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 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잡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 거야. 너를.. 2021. 3. 21.
살아 있다는것 - 드니스 레버토프 [2021 시필사. 79일 차] 살아 있다는것 - 드니스 레버토프 잎사귀와 풀잎 속 불이 너무 푸르다, 마치 여름마다 마지막 여름인 것처럼 바람 불어와, 햇빛 속에 전율하는 잎들, 마치 모든 날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연약한 발과 긴 꼬리로 꿈꾸는 듯 움직이는 붉은 색 도룡뇽 너무 잡기 쉽고, 너무 차가워 손을 펼쳐 놓아 준다, 마치 매 순간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살아있다는것 #드니스레버토프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1.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 페르난두 페소아 [2021 시필사. 78일 차]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 페르난두 페소아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매 순간 변해왔다. 끊임없이 나 자신이 낯설다. 나를 본 적도 찾은 적도 없다. 그렇게 많이 존재해서, 가진 건 영혼뿐. 영혼이 있는 자에겐 평온이 없다. 보는 자는 보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느끼는 자는 그 자신이 아니다. 내가 누군지, 내가 뭘 보는지에 주의를 기울이며, 나는 내가 아니라 그들이 된다. 나의 꿈 또는 욕망 각각은, 태어나는 것이지, 나의 것은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의 풍경, 나의 지나감을 지켜본다, 다양하고, 움직이고, 혼자인. 내가 있는 이곳에선 나를 느끼지 못하겠다. 그래서 낯설게, 나는 읽어나간다, 마치 페이지처럼, 나 자신을. 다가올 것을 .. 2021. 3. 21.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2021 시필사. 77일 차]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택시 운전사는 어두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 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판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그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 접힌 옷가지를 펼칠 때마다 흰 연기가 튀어나왔다 침묵은 하인에게 어울린다고 그는 썼다 나는 그의 얼굴을 한 번 본 적이 있다 신문에서였는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이 터졌다, 얼마 후 그가 죽었다 그의 장례식은 거센 비바람으로 온통 번들거렸다 죽은 그를 실은 차는 참을 수없이 느릿느릿 나아갔다 사람들.. 2021. 3. 21.
하늘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2021 시필사. 76일 차] 하늘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그래, 하늘, 여기서부터 시작해야겠다. 창턱도, 창틀도, 유리도 없는 드넓은 창. 오로지 구멍 외엔 아무것도 없는, 그러나 광범위하게 활짝 열린 하늘. 하늘을 쳐다보기 위해 일부러 목을 길게 빼거나 화창한 밤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나는 등 뒤에, 손안에, 눈꺼풀 위에 하늘을 가지고 있다. 하늘은 나를 단단히 감아서 아래로부터 번쩍 들어올린다. 가장 높다란 산봉우리라고 해서 가장 깊숙한 골짜기보다 하늘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니다. 그 어떤 곳에 있어도 다른 곳보다 하늘을 더 많이 가지진 못한다. 떠도는 구름은 하늘에 의해 무참히 짓이겨져 공동묘지의 무덤들처럼 공평하게 조각나고, 두더지는 날개를 퍼덕이는 부엉이처럼 가장 높은 천상에서 부지런히 굴.. 2021. 3. 21.
끝까지 가라 - 찰스 부코스키 [2021 시필사. 75일 차] 끝까지 가라 - 찰스 부코스키 무엇인가를 시도할 계획이라면 끝까지 가라. 그렇지 않으면 시작도 하지 마라. 만약 시도할 것이라면 끝까지 가라. 이것은 여자친구와 아내와 친척과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어쩌면 너의 마음까지도. 끝까지 가라. 이것은 3일이나 4일 동안 먹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 추위에 떨 수도 있고 감옥에 갇힐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당하고 고립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립은 선물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네가 얼마나 진정으로 그것을 하길 원하는가에 대한 인내력 시험일 뿐. 너는 그것을 할 것이다, 거절과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리고 그것은 네가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것보다 좋을 것이다. 만약 시도할 것이.. 202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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