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필사 & 시낭독680 호주머니 - 윤동주 [2021 시필사. 56일 차] 호주머니 - 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호주머니 #윤동주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2. 26. 수선화에게 - 정호승 [2021 시필사. 55일 차]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2. 24. 몇 개의 이야기 12 - 한강 [2021 시필사. 54일 차] 몇 개의 이야기 12 - 한강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原石)과 같다 #몇개의이야기12 #한강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2. 23. 목 없는 나날 - 허은실 [2021 시필사. 53일 차] 목 없는 나날 - 허은실 꽃은 시들고 불로 구운 그릇은 깨진다 타인을 견디는 것과 외로움을 견디는 일 어떤 것이 더 난해한가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늙어가고 있다 그러나 감상은 단지 기후 같은 것 완전히 절망하지도 온전히 희망하지도 미안하지만 나의 모자여 나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허상 녹슬어 부서지는 동상(銅像)보다는 방구석 먼지와 머리카락의 연대를 믿겠다 어금니 뒤쪽을 착색하는 니코틴과 죽은 뒤에도 자라는 손톱의 습관을 희망하겠다 약속의 말보다는 복숭아의 욕창을 애무보다는 허벅지를 무는 벼룩을 상서로운 빛보다는 거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희미한 어둠을 캄캄한 길에선 먼빛을 디뎌야 하므로 날 수 없어 춤을 추는 나날 흔들리는 찌를 지니고 사는 사람들은.. 2021. 2. 22. 네 눈의 곡선이 내 마음을 맴돌면 - 폴 엘뤼아르 [2021 시필사. 52일 차] 네 눈의 곡선이 내 마음을 맴돌면 - 폴 엘뤼아르 네 눈의 곡선이 내 마음을 맴돌면, 춤과 부드러움의 둥근 모양, 시간의 후광과 어둡고 아늑한 요람,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알지 못하는 까닭은 나와 너의 눈이 늘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지. 빛의 나뭇잎들과 이슬의 이끼 바람의 갈대, 향기로운 웃음, 빛의 세계를 뒤덮는 날개들 하늘과 바다를 실은 선박 소리의 사냥꾼들과 여러 색깔들의 샘 언제나 별들의 밀짚 위에 누워 있는 새벽의 알에서 부화한 향기 빛이 순수성에 좌우되듯이 온 세상이 너의 맑은 눈에 좌우되고 내 온몸의 피는 그 눈빛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네눈의곡선이내마음을맴돌면 #폴엘뤼아르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 2021. 2. 22. 춤 -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2021 시필사. 51일 차] 춤 -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나는 당신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내 손바닥에 삶의 불꽃으로 쓴 초대장을. 내게 보여 달라, 아픔 속 아픔으로 나선형을 그리며 떨어지면서도 당신이 당신의 가장 깊은 바람을 어떻게 따르고 있는가를. 그러면 내가 날마다 어떻게 내면에 가닿고, 또한 바깥을 향해 문을 열어 삶의 신비의 입맞춤을 어떻게 내 입술에 느끼는가를 말해 줄 테니. 당신의 가슴속에 온 세상을 담고 싶다고 말하지 말라. 다만 당신이 상처를 받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 두려웠을때 어떻게 자신을 버리지 않고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는 일로부터 등을 돌렸는가 말해 달라.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내게 삶의 이야기를 들려달라. 그리고 내가 살아온 이야기들 속에서 내가 진정 누구인가를 보.. 2021. 2. 20. 너를 위하여 - 김남조 [2021 시필사. 50일 차]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너를위하여 #김남조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2. 19. 노을 - 기형도 [2021 시필사. 49일 차] 노을 - 기형도 하루 종일 지친 몸으로만 떠돌다가 땅에 떨어져 죽지 못한 햇빛들은 줄지어 어디로 가는 걸까 웅성웅성 가장 근심스런 색깔로 서행하며 이미 어둠이 깔리는 소각장으로 몰려들어 몇 점 폐휴지로 타들어가는 오후 6시의 참혹한 형량 단 한 번 후회도 용서하지 않는 무서운 시간 바람은 긴 채찍을 휘둘러 살아서 빛나는 온갖 상징들을 몰아내고 있다. 도시는 곧 활자들이 일제히 빠져 달아나 속도 없이 페이지를 펄럭이는 텅 빈 한 권 책이 되리라. 승부를 알 수 없는 하루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패배했을까, 오늘도 물어보는 사소한 물음은 그러나 우리의 일생을 텅텅 흔드는 것. 오후 6시의 소각장 위로 말없이 검은 연기가 우산처럼 펼쳐지고 이젠 우리들의 차례였다. 두렵지 않은가. .. 2021. 2. 19. 목성 - 박용하 [2021 시필사. 48일 차] 목성(木性) - 박용하 확실히, 영혼도 중력을 느낀다. 쏟아지는 중력의 대양에서 삶과 죽음을 희롱하는 시를 그대는 썼는가. 삶이 시에 빚지는 그런 시를 말이다 #목성 #박용하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2. 17.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76 다음 반응형